이치로: (이 로브, 조각치고는 이상하네. 단면이 너무 날카롭고······· 게다가 꽤 튼튼해 보이는 로프잖아.)
이벤트 주최자: 「1시간쯤 전, 공연장 내 설비 미비로 사고가 나 쇼의 메인 캐릭터를 연기할 예정인 배우가 부상을 당했어요」
이치로: (혹시·······! 배우가 사고를 당한 게 아니라, 누군가에게 표적이 된 거 아니야!?)
겐타로: 오야? 야마다 형이 아닌가요.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참 기묘하군요.
이치로: 유메노·······! 너야말로 이런 데서 뭐 하는 거야?
겐타로: 집필을 위해 게임 회사에 취재를 부탁하던 중 이 행사에 초대해 주셔서요. 그쪽은요?
이치로: 나는 동생들이랑 놀러 왔어. 게임 회사 사람이 우리가 이 게임 팬이라서 이벤트에 초대해 줬거든.
겐타로: 호오, 그건 좋았겠군요. 하지만 그에 비해 즐기고 있는 모습은 아닌 것 같은데요?
이치로: 좀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·······. 너는 무대 세트 추락 사고에 대해서 뭐 들은 거 없어?
겐타로: 조금 전의 분주함의 원인은, 그런 이유였나요?
겐타로: 낙하 사고는 금시초문입니다만, 그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군요.
이치로: 실은 아까 그 로프의 조각을 발견했는데·······.
이치로: 유메노도 봐 주지 않을래? 꽤 튼튼해 보이는 로프가 이상하게 뚝 잘렸어.
겐타로: 그렇군요·······. 확실히 이건 마모로 끊어진 것과는 다른 모습이네요.
이치로: 역시 그런가·······.
겐타로: 소설을 집필할 때, 여러 가지 취재를 했으니까요. 특히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표현 중 하나입니다.
이치로: 내가 보기엔, 이건 칼로 자른 자국처럼 보여. 뭔가 일을 벌이려고 하는 녀석이 행사장 안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.
겐타로: 즉, 누군가가 특정 인물을 노리고 있거나, 그 이상으로 뭔가 큰 목적을 꾸미고 있다는?
이치로: 실제로 이 로프가 끊어져 낙하 사고가 일어났어. 쇼에 출연 예정이었던 배우가, 그것 때문에 부상을 입고 말았어ーー
겐타로: 흠. 만약 「범인」이라고 불러야 할 존재가 있다면, 목적은 개인인가 이벤트 그 자체인가······· 궁금한 전개가 되네요.
이치로: 로프의 절단은 분명히 악의적으로 이뤄진 거야.
이치로: 배우가 혼자 있을 때를 노렸다면, 그를 다치게 함으로써 범인이라 불리는 자의 목적은 달성된 셈이다.
겐타로: 그렇네요. 배우라는 건······· 질투나 애증의 대상이 되기 쉬운 직업이기 때문에, 그런 사건도 드물지 않을 거예요.
이치로: 하지만ーー 만약 그것뿐이 아니라면?
겐타로: 이른바?
이치로: 만약 범인의 목적이 배우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쇼의 중지라면ーー 더 큰 일을 저지를지도 몰라.
겐타로: 그 예상이 맞다면······· 예를 들어 대역을 세워 쇼를 진행하면, 재차 강행에 이를 수도 있다·······.
이치로: 쇼가 시작되고 무슨 일을 벌인다면, 많은 사람들이 말려들 가능성도 있어······· 아직 확신은 없지만·······.
겐타로: 그 무서운 전개가 추리 소설 안이라면 좋았을 텐데요.
이치로: (역시 지금 고민할 때가 아니야. 내가 예상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—— 대역을 맡는 수밖에 없겠어.)
겐타로: 무슨 일이에요? 갑자기 조용해지고·······.
이치로: 사실은 이벤트 주최자로부터 다친 배우의 대역으로 쇼에 나가 달라는 부탁을 받았어.
겐타로: 이런, 이건 예상 밖의 흐름이네요. 무슨 생각이 있으신 겁니까?
이치로: 「노리는 건 개인인가 이벤트 자체인가」 라고, 아까 유메노가 말했었지?
겐타로: 네.
이치로: 애초에 범인은 배우가 다치는 바람에 출연을 못하게 된 것을 알고 있나?
이치로: 조작은 했지만,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까지는 모를 가능성도 있어. 그렇다면 확신을 얻기 위해, 아직도 행사장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.
겐타로: 그렇군요······· 만약에 소생이 「범인」이라면, 배우를 노린 후 그런 행동을 취할 가능성도 확실히 있어요.
이치로: 쇼의 중지가 목적이라면, 대역이든 뭐든 간에, 쇼가 계속 진행되면 무너뜨리려고 할 거라고.
겐타로: 당신이 대역으로서 쇼에 섰을 경우, 어느 쪽의 목적으로도 범인은 나타난다ーー는 건가요.
이치로: 내 예상이 맞다면. 일단은, 할 일은 하나뿐이다. 유메노와 이야기한 덕분에, 생각이 정리되었네.
이치로: 배우 같은 건 해본 적 없지만ーー 내가 대역이 되어 유인하는 역할을 하는 게 가장 빠를 거야. 바로 움직이자.
겐타로: ·······재미있을 것 같네요. 소생도 함께 해도 괜찮나요?
이치로: 아아. 어쨌든 주최자에게 가자. 동생들도 곧 그쪽으로 돌아가고 있을 테니까.
지로: 아! 니쨩!! 갑자기 사라지고 연락도 안 되니까, 길을 잃은 줄 알았잖아.
이치로: 미안. 조금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.
사부로: 신경 쓰이는 거라면ーー 무슨 일이 있나요? 개장하고나서 이벤트 주최자분이 이치니를 찾고 있었는데요·······.
이치로: 아아, 나도 말해야 할 게 있어.
이벤트 주최자: 이치로 님, 저기,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······· 조금 전의 건은 어떠신가요?
이치로: ·······대답하기 전에, 한 가지 말씀드려야 할 일이 있습니다.
이벤트 주최자: ·······?
이치로: 우선ーー 이 로프를 보세요. 아까 거기서 주웠는데, 오늘 아침 사고에 관련된 거 아님까?
이벤트 주최자: ·······이건! 확실히 사고 때 끊어진 로브입니다. 다른 곳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튼튼하기 때문에, 조금 굵기가 다르거든요.
이치로: 역시······· 그랬던 건가·······.
이치로: 그 사고는 우연이 아니야. 누군가 고의로 로브를 끊어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아. 자, 로프 단면을 봐 주세요.
이벤트 주최자: 화, 확실히 칼로·······. 에에엣!? 서, 설마, 누가······· 무엇 때문에 그런 짓을·······??
이치로: 거기까지는 모름다만ーー 목적을 모르는 이상, 또 무슨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지 않다고 생각합니다.
이벤트 주최자: 어쩌다 이런 일이······· 스태프와 관객들 모두 기대하고 있는데······· 아니, 안 돼. 누구도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할 순 없어!
이벤트 주최자: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. 모처럼의 이벤트지만, 안전이 우선이에요. 중지하는 안내 방송을ーー
이치로: 아니, 기다려 주세요. 내가 주역의 캐릭터를 연기해서, 미끼가 되겠습니다.
이벤트 주최자: 헷!? 아, 아니, 하지만·······.
이치로: 나라면, 다른 누구보다도 범인을 잡을 자신이 있고, 빌어먹을 자식 때문에 모두가 눈물을 삼킬 필요는 없어요.
이치로: 내가 손님이라면, 좋아하는 작품의 이벤트의 중지는 슬프니까 말임다.
이치로: 그러니까 쇼의 중단은 하지 말아 주세요. 대역은 제가 제대로 해내겠습니다.
이벤트 주최자: 웃우웃······· 정말 감사합니다·······!
이치로: 물론, 관객은 누구도 다치지 않게 할 거야. 그걸 위해서는 너희들의 힘이 필요해······· 지로, 사부로! 그리고, 유메노.
지로: 니쨩을 위해서라면, 나도 죽을 각오로 협력할게. 무조건 쇼를 성공시키자고!
사부로: 물론이에요, 이치니!! 우리는 뭘 하면 될까요?
겐타로: 알겠습니다. 이것도 어떤 인연, 소생도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.
이치로: 지로와 사부로는 스태프의 팔로우를 부탁할게. 눈에 불을 켜는 사람은 많을 수록 좋잖아? 행사장 내에 의심스러운 사람이나 수상한 물건은 없는지 경계해 줘.
지로: 응! 가자, 사부로!
사부로: 잘난 척 지시하지 마!
이벤트 주최자: 물론, 이쪽도 회장 P 경비 강화와 수상한 물건의 체크를 재차 엄중하게 실시하겠습니다.
겐타로: 자, 소생이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하면······· 역시 이쪽일까요?
이치로: 엣, 왜 네가 대본을 들고 있는 거야?
겐타로: 우연히 그렇게 되었지만, 참고 자료로 방금 전에 빌렸던 것입니다. 흠. 이 주인공 같은 남성을 대역으로 연기하는 거군요.
이치로: 역시 쇼는 다르네·······. 게임에는 나오지 않는 대사도 있고, 적을 처치하는 액션까지 있잖아.
겐타로: 하지만 무대에 서는 것은 익숙할 텐데요? 용기와 신체 능력도 뛰어난 당신이라면, 그 정도는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·······.
이치로: 원작 캐릭터의 팬이라서, 성격이나 결정적인 대사, 움직임의 특징 같은 건 잘 알고 있어. 하지만 연기에 관해서는, 완전히 초보자야.
이치로: 움직이면서 완벽하게 캐릭터에 몰입하는 건,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네·······.
겐타로: 흠·······. 그렇다면 소생이 조금 손을 대 보겠습니다.
이벤트 스태프: 실례합니다! 대역 관련하여 확인을······· 액션 씬 리허설 영상도 가져왔습니다. 동작에 관한 정리된 자료도 여기 있습니다.
겐타로: 딱 좋았네요. 대본에 대해 상담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, 대역을 무리 없이 연기하기 위해 조금 손보아도 괜찮을까요?
이벤트 스태프: 네. 나중에 확인하겠지만, 게임의 세계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라면 아마 문제 없을 거예요.
이치로: 유메노, 써 주는 거야?
겐타로: 잘 경험할 수 없는 좋은 기회니까요. 당신이 대사를 외울 시간도 필요하니, 곧바로 마칠 수 있도록 솜씨를 발휘하도록 하죠.
ー십여 분 후
이치로: 오오! 원래 대본의 이미지는 그대로인데, 대사와 액션이 분리되어 있네!? 정말 도움이 돼!!
겐타로: 그럼 바로 대본 읽기를 시작해볼까요?
이치로: 고마워, 진짜 살았어!
겐타로: 일단 형태는 갖춰졌군요. 이제는 무사히 잘 되기를 기원할 뿐인데······· 야마다 형, 부디 조심해 주세요.
이치로: 아아, 손님도 스태프도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아. 이벤트는 반드시 성공시킬 거야ーー그런 각오로 서기로 했으니까.
이치로: 하지만 만약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, 동생들과 협력해서 범인을 잡아 주지 않겠어?
겐타로: ·······알겠습니다. 결말을 알 수 없는 이야기, 소생도 두고 보도록 하죠.
이치로: 유메노다운 말이네. 좋았어, 한 번 제대로 해 보자고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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